그것도 오세창의 부친 오경석의 인장이 찍혀 있고.
세상은 동화 속 요정 이야기와는 달라.한쪽엔 빛바랜 작은 신발들이 무덤을 이루고 있다.
어른이 되면 알게 될 거야.상상은 현실에 볼모 잡힐 수밖에 없는 것일까.이스라엘에 대한 원한이 아무리 깊다 해도 대체 왜 이런 만행까지 저지르는 것인가.
하지만 아이는 알고 있다.새 아버지 비달 대위가 있는 숲속 기지로 거처를 옮기면서다.
아이에게 요정이 나타나고.
더 무서운 건 현실 너머의 환상마저 공포에 잠식돼 있다는 사실이다.[사진 국립중앙박물관] 여기서 전형필이 스승 오세창과 처음 만났던 장면에 바로 이 평양성 석편 탁본 이야기가 등장한다.
오세창이 엮은 『근역석묵』 중 ‘고구려 성벽 각자.그가 직접 탁본했다는 문구가 쓰여 있는 버전이었다.
성벽 돌에 한자로 새긴 이 기록물은 지금까지 총 6개가 발견됐는데.즉 ‘쇠와 돌에 새긴 글을 모으고 분석해 역사적 사료로 가치를 찾는 작업은 청대 실증주의 영향으로 추사 김정희(1786~1856)가 겨우 본격화한 일이다.